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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 앞에선 한없이 작아지는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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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지우08종교편향
댓글 0건 조회965회 작성일23-09-27 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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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 앞에선 한없이 작아지는 정부

기자명 이병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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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16일, 바티칸 시국(市國)의 베드로 성당 외벽에 김대건(1821∼1846)의 거대한 상이 세워졌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김대건 상이 설치된 장소 가까이에서는 주교회의 의장을 비롯한 한국 천주교도 400여명이 참석한 ‘김대건 신부 성상 축복식’이 있었다.

김대건 신부 입상을 바티칸에 세우는 것은 천주교의 자유이고 권리이다. 그런데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 일어났다. 대통령 특사로 파견된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 강승규가 교왕에게 대통령 친서를 전하고, “많은 순교자의 피와 땀으로 이룩한 한국 천주교의 역사 … 올해는 한국과 바티칸 수교 60주년이 되는 해다. 향후 60년이 더욱 기대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승규의 종교가 무엇인지 알아야 할 이유는 없다. 다만 특사는 개인이 아니라 대한민국 정부를 대신하는 사람이고, 따라서 그의 말과 행동은 대통령의 언행과 똑같은 무게를 가져야 한다.

몇 가지 물어보자. “이번 특사 파견이 어떻게 결정되었나? 천주교의 요청이 있었나, 대통령실과 외교부 등 정부 각 부처의 의견조율을 거쳐 ‘국정에 필요한 일’로 판단되어 결정된 일인가, 혹 강승규씨가 다음 총선거에서 출마를 꿈꾸고 그 목적 달성을 위해 대통령 수석비서관의 직책을 활용·이용한 것인가? …” 윤석열 대통령과 강승규 씨는 솔직한 답을 내놓기 바란다.

하긴 정권마다 천주교와 그 본부인 로마 교왕청을 받들어 온 것이 사실이다. 지난 2014년 시복식과 아시아청년대회 개최에 맞추어 교왕이 방한했을 때엔 이런 일도 있었다.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뒤, 박근혜 정권은 계속 헤매고 있었다. 그래서였던지 박 정권은 교왕 방한을 정권의 인심 회복 기회로 삼으려고 안간힘을 썼다. 이미 사직의 뜻을 밝힌 국무총리 정홍원은 여름 휴가 기간인 8월7일 청년대회 개최지인 서산 해미읍성에 가서 교왕이 걷게 될 동선을 확인하는 ‘주사급 행보’를 보여주어 빈축을 샀다. 박근혜 대통령은 공항으로 영접을 나갔을 뿐 아니라, 8월18일 교왕 주재로 명동성당에서 열린 미사에 참석하였지만 교왕 얼굴도 제대로 보이지 않는 기둥 뒤에 자리를 배정받는 수모를 겪었다. 설사 박 대통령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라고 할지라도 모멸감을 느낀 국민이 많았다.

문재인 대통령은 첫 내각 구성도 마무리 짓기 전에 주교회의 의장을 교왕청에 특사로 보내고 신부와 수녀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축복식을 가져 빈축을 샀을 뿐 아니라 해외 순방 때마다 현지 성당을 찾는가 하면 바티칸 미사 장면을 TV로 생중계하고 대통령과 교왕의 정상회담을 ‘알현’이라고 하여 국격에 상처를 입히는 등 취임에서 퇴임까지 천주교와 바티칸에 쩔쩔매는 모습을 보였던 사실을 부정할 수 없다.

역대 정권마다 역사를 강조하였다. 그러나 어느 정권도 천주교 입장에서 ‘정부의 탄압‧박해’로 정리되어 있는 조선 후기 이후 역사를 바르게 확인하려는 엄두도 내지 못하고 오히려 그들에게 점점 끌려다니는 모습만 보여주었다.

그러니 “프랑스 군함을 보내서 조선정부를 무너뜨려 달라”는 편지를 보내는 과정에서 적발되어 처형된 황사영과 관련된 충북 제천의 배론이 ‘순교 성지’가 되고 지방자치단체가 혈세 수십억원을 써서 그곳에 ‘순례코스’를 조성하며, 서울 시내의 조선시대 주요 관청이 있던 자리마다 시예산 수십억원을 들여 높다란 입간판을 세워 새겨 넣은 설명문의 90퍼센트 이상이 천주교 탄압과 박해 이야기로 채워지는 일까지 일어난 것이다.

이렇게 되면 ‘박해와 순교’라는 칠로 가려진 김대건 신부의 죽음 배경도 다시 제대로 살펴보아야 한다. “조선을 노리던 외세를 돕다가 적발되었다”는 주장이 있고, 그가 잡혀갔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프랑스 해군이 ‘그를 구하겠다’며 함정을 보낸 사실이 이 주장을 뒷받침한다고 믿는 국민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역대 한국 정부와 지자체들이 천주교 앞에만 가면 왜 한없이 작아져 초라해지는지?’ 답답하다.

이병두 beneditto@hanmail.net

[1698호 / 2023년 9월 27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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