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명 서

지난 2월 23일 서울시의회 시정 질의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은 “송현녹지광장 부지에 이승만기념관 건립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9일 이승만기념관부지선정위원장과의 비공개회담 후 시민사회와 불교계의 거센 우려의 목소리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사업추진을 강행하고 있음을 공개한 것으로 충격을 금할 수 없다.

임명직 공무원뿐 아니라 서울시장 등 선출직 공무원은 무엇보다도 국민의 화합에 앞장서야 한다. 정치인이라는 이유로 선출직 공무원인 서울시장이 국민 사이에 갈등을 조장하여 분열을 유도하는 행위는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

지난 2022년 7월 시민에게 개방되고, “시민을 위한 열린 녹지 광장으로 어떤 시설도 들어올 수 없는 원칙을 정하고 끝까지 비워놓겠다”는 서울시의 약속을 믿었다. 그러나 시민과의 약속을 깨고 이곳에 이승만기념관을 건립하겠다는 오세훈 시장의 이번 발언은 상식적으로 시민과 불교계를 우습게 여기는 몰상식한 행위이다.

이승만 전 대통령의 공과功過에 대하여는 역사의 평가가 이루어지겠지만, 그가 종교 방송 설립과 군종 장교 제도 도입 등에서 특정 종교에게만 특혜를 주고 불교와 천도교 등 민족종교를 차별하였을 뿐만 아니라, 이른바 정화淨化 유시로 불교계 분열을 일으켜 씻을 수 없는 잘못을 저지른 점은 용서하기 어렵다.

이번 이승만기념관 건립 문제는 이제까지 서울시가 저질러 온 행태에 대하여 더 이상 묵과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분명히 밝힌다. 이에 대한불교조계종 종교평화위원회는 오세훈 시장에게 다음과 같이 요청한다.

-. 오세훈 서울시장은 국민 화합을 저해하고 종교간 갈등을 부추기는 기념관 건립계획을 즉각 중단하라.
-. 오세훈 시장은 시민과의 약속대로 송현 녹지 광장을 시민을 위한 광장으로 조성하라.
-. 위와 같은 우리의 요구를 무시하고 이승만기념관 건립을 강행할 경우 우리는 오세훈 시장이 이끄는 서울시와 관계 단절을 포함하여 강력한 대응을 할 것임을 경고한다.

불기2568(2024)년 2월 28일

대한불교조계종 종교평화위원장 향 문